네이버의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 'AI탭' 이용자가 출시 18일 만에 1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챗GPT 이용자가 월평균 2300만명대로 불어나고 구글 제미나이까지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네이버는 쇼핑·지역·리뷰 등 생활밀착형 데이터로 글로벌 AI 서비스에 맞설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네이버는 지난 14일 기준 AI탭 이용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6일 모든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 18일 만이다. AI탭은 이용자의 질문 의도와 맥락을 파악해 답변을 제공하고, 쇼핑과 장소 탐색, 예약 등 실제 행동까지 연결하는 대화형 검색 서비스라는 설명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AI탭의 일평균 질의 수는 베타 서비스 기간보다 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1인당 질의 수도 1.7배 늘었으며, 첫 질문 이후 추가 질문을 이어가는 '멀티턴' 대화 비중도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질의 수가 7배 증가한 데는 AI탭이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베타 서비스에서 전면 개방된 영향도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실제 서비스 이용의 깊이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는 이용자 1인당 질의 수가 1.7배 늘었다는 점이라는 설명이다. AI탭을 한 번 체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질문을 이어가는 이용자가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네이버는 AI탭의 차별점으로 자체 서비스에 쌓인 국내 이용자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점을 꼽는다. 전자제품 탐색과 생활용품 비교, 패션 추천 등에서 실제 구매 데이터와 쇼핑 후기, 블로그·카페 등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를 종합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네이버는 이 같은 방식으로 일부 검색에서 정보 탐색부터 상품 비교와 선택 등 의사결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기존 검색보다 최대 60~7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이 지난 14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챗GPT의 월평균 앱 이용자는 232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6만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글 제미나이도 681만명 늘어난 779만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국내 안드로이드와 iOS 스마트폰 이용자를 표본으로 진행됐다.
다만 네이버가 공개한 AI탭 수치는 서비스 출시 이후 이용한 누적 사용자이고, 챗GPT 지표는 올해 상반기 월평균 모바일 앱 이용자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AI탭은 네이버 앱과 웹 안에서 제공되지만 챗GPT 수치는 모바일 앱 이용만을 집계한 점도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 네이버 전략은 국내 이용자 AI서비스 최적화
네이버의 전략은 챗GPT, 제미나이 등 범용 AI 모델의 추론 성능 경쟁과는 거리가 있다. 국내 검색 생태계와 실제 행동을 연결하는 전략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챗GPT가 폭넓은 지식 검색과 문서 작성, 업무 지원에 강점을 보인다면, 네이버는 상품 가격과 구매 후기, 지도, 예약, 결제 등 이용자의 다음 행동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가 AI탭을 '실행형 AI 에이전트'로 규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품을 구매하거나 식당을 예약하고 부동산 매물을 찾는 과정까지 네이버 안에서 처리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용자가 글로벌 AI 서비스로 이동하는 것을 막는 동시에, 쇼핑·광고·예약 등 기존 수익 모델과 AI 검색을 연결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네이버의 핵심 전략을 실행형 AI로 제시하며 "검색에서 발견과 탐색을 거쳐 실제 구매와 예약까지 이어지는 끊김 없는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AI 검색이 플랫폼 내 구매와 예약의 전환으로 완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이를 연말까지 의미 있는 신규 수익원으로 안착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는 이날부터 'AI 브리핑' 하단에 AI탭 대화창을 추가했다. 이용자가 검색 결과에 표시된 AI 요약을 확인한 뒤 AI탭으로 이동해 후속 질문을 이어가도록 유입 경로를 넓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내 이미지 검색 서비스 스마트렌즈와 AI 브리핑, AI탭을 연결해 상품 촬영부터 정보 확인과 구매까지 이어지는 기능도 강화할 방침이다.
네이버 김광현 최고데이터·콘텐츠책임자(CDO)는 "네이버는 'AI탭'을 통해 국내외 여러 대화형 AI 서비스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국내 사용자에게 꼭 맞는 검색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1일 보고서에서 "AI탭 베타 서비스 기간 동안 상품·장소 카드의 클릭률이 기존 검색보다 20% 이상 높게 나타났다"며 "네이버가 보유한 커머스와 로컬 서비스가 글로벌 AI 사업자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