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사 갈등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며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노조는 오는 21일 점심시간 피케팅 시위를 예고했으나, 회사 측은 아직 추가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뱅크마저 노사 교섭이 결렬되면서 카카오 그룹 노사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되고 있다.
13일 카카오 노사에 따르면, 양측은 교섭을 계속 진행하고 있으나 합의점 도출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노사는 최초 교섭이 결렬된 뒤 지난 5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두 차례 조정 절차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해, 노조(크루유니언, 전국화섬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가 쟁의권을 확보한 바 있다.
이후 노조는 지난달 10일 부분파업에 이어 29일 전면파업(로그아웃데이) 등 단체 행동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 측은 카카오, 카카오페이 등 5개 사업장에서 최대 2100여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다만 노조는 추가 단체행동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 관계자는 디일렉 문의에 "교섭은 진행하고 있다"며 "단체행동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는 오는 21일 그동안 집행부 위주로 사옥(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진행해온 점심시간 피켓팅을 조합원 자율 참여 형식으로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파업이나 외부 집회 등 보다 적극적인 형태는 취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해졌다.
◇카카오뱅크 노사도 협상 결렬...단체행동 참여할까
현재 노조의 단체행동에 참여 중인 사업장은 카카오,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갈등의 배경은 대부분 고용안정 문제와 성과 보상을 둘러싼 이견으로 모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최근 임금 교섭 결렬로 조정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측은 적지 않은 수준의 임금인상률을 제시했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표면적으로만 높아 보일 뿐 다른 금융권 사업장 대비 낮은 수준의 보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 노조는 조만간 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전망이다. 조정이 결렬될 경우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카카오뱅크 노조는 노조원 투표를 거쳐 파업 등 단체 행동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단체 행동 참여 여부에 대해 "조정절차를 먼저 진행해야 한다"며 "참여 여부를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갈등이 길어지면서 직원들과 주주의 피로도도 커지고 있다"며 "노사가 빨리 갈등을 봉합하고 카나나 등 인공지능(AI) 관련 사업과 같은 새로운 사업에 박차를 가해야 할 타이밍인데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최근 1년간 카카오 주가를 살펴보면, 지난해 10월 29일 6만9700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달 26일에는 3만2250원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점 대비 53.7% 하락한 수치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카카오 노조의 쟁의로 인한 영업활동 차질은 아직 크지 않지만, 노사 합의를 위해 회사가 임금을 인상하거나 자회사 구조조정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카카오의 핵심 투자 포인트였던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성 개선 역시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