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미국 루이지애나주 리치랜드 패리시(Richland Parish)에 위치한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 용량을 두 배 이상 늘려 5GW 규모로 확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 데이터센터 중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며, 이 데이터센터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13일(현지 시각) 메타는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를 5GW로 증축하면서 500억달러(약 75조원)를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2024년 시작됐으며 당초 100억달러를 투입해 2GW 규모로 구축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약 270억달러로 투입 금액이 늘어난 데 이어 최근 500억달러로 다시 증액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2년이 채 안 돼 투자 규모가 약 5배 커진 셈이다. 데이터센터 부지도 기존 400만ft²(약 37만㎡)에서 1000만ft²(약 93만㎡) 수준으로 확대된다.
해외 매체 데이터센터 다이나믹스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이전에도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5GW 규모에 도달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며, 이번 발표를 통해 해당 계획이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공식 발표된 해외 프로젝트 가운데 단일 데이터센터 캠퍼스에서 5GW 이상을 지원하는 곳은 메타 하이페리온 외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 구축되는 UAE-US 인공지능(AI) 캠퍼스(스타게이트 UAE) 프로젝트 등 사실상 두 곳뿐인 것으로 파악됐다.
UAE-US AI 캠퍼스는 1GW로 시작해 5GW까지 확장할 예정으로, 오픈AI와 오라클 등 미국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 기업들이 UAE의 G42(Group 42 Holding Ltd.)와 협력해 구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5GW 중 스타게이트 UAE는 1GW만 사용하며 올해 200MW 규모의 구역이 먼저 가동될 예정이다.
메타 하이페리온, UAE-US AI 캠퍼스 바로 아래 레벨은 미국 내 진행되는 호머시티 AI 캠퍼스(Homer City AI Campus) 프로젝트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4.4GW 규모로 구축 중인 호머시티 AI 캠퍼스는 특정 AI 기업 소유가 아니라, 부동산 기업 호머시티(Homer City Redevelopment LLC) 주도로 인프라 기업들이 참여해 구축하는 상용 AI 데이터센터 캠퍼스다. 완공 후에는 임대 혹은 맞춤형(Build-to-Suit) 방식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미국 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10GW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는 여러 데이터센터 캠퍼스들을 합친 용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5GW급 데이터센터 중에서도 단일 기업 사용 기준으로 보면 메타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가 해외 최대 규모인 셈이라는 설명이다.
5GW는 원자력 발전소 4~5기의 발전 용량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GW 용량에 대해 해외 매체 액시오스(Axios)는 여름철 뉴올리언스 최대 전력 수요의 약 6배 수준이라며, 냉난방을 포함한 가정용 전력 사용 패턴을 기준으로 400만~500만 가구가 동시에 쓰는 전력량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최대 소비전력 기준으로 전국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약 5%에 해당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한여름 혹은 한겨울의 전국 기준 순간 최다 사용 전력량은 98.8GW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메타는 데이터센터 건립에 따른 지역사회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데이터센터가 위치하는 리치랜드 패리시 지역의 도로, 상수도와 하수 처리 시스템 등 지역 인프라 개선을 위해 1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지역 기업들과 16억달러 이상의 계약을 이미 체결했고 수천 개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본격 가동 시 1000여개의 직접적인 지역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나타났다. 루이지애나 경제개발청(LED)은 직접 일자리와 함께 약 1900개의 간접 일자리가 발생하며,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 중에는 약 7500개의 건설 일자리가 생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역주민의 전력 관련 비용 부담을 없애기 위해 메타는 에너지 기업 엔터지(Entergy)와 파트너십을 맺고 루이지애나주에 7개의 신규 천연가스 발전소, 3개의 전력망급 배터리, 원자력 발전 용량 증설(uprates), 기타 전력 구매 비용을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메타는 이를 통해 지역주민들이 20년간 약 20억달러의 전력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합작사 통해 데이터센터 구축, 자산운용사 펀드에서 비용 부담
무엇보다 해당 프로젝트의 특징은 월스트리트의 거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 블루아울 캐피털(Blue Owl Capital, 이하 블루아울)이 자금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메타는 AI 데이터센터를 부동산 투자(SPV·JV) 방식으로 조달하면서 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는 구조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과 합작 법인을 세워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테크기업의 자본지출(CAPEX) 부담을 낮추면서 AI 인프라를 빠르게 확장하기 위해 도입된 '역대 최대 규모의 민간 신용(Private Credit) 금융 구조'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블루아울과 함께 특수목적법인(SPV) 형태의 합작 투자사(JV)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블루아울이 지분 80%를 갖고 메타는 20%의 지분만 보유한다. 블루아울 펀드가 초기 자금으로 약 70억달러의 현금을 합작사에 출자했으며, 메타는 이 투자금 중 약 26억달러를 일시 배당(one-time distribution) 형태로 돌려받아 초기 비용을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메타가 수십조원에 달하는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 차입을 본사 재무제표에서 분리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메타는 안정된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 등 핵심 AI 인프라에 현금을 투자할 수 있다. 또 거액의 CAPEX 투입에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의 이��도 막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루아울 펀드는 블루아울이 대주주로서 금융 구조를 설계하고, 여기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거대 채권투자사 핌코(PIMCO)가 대규모 채권 매입 방식으로 참여해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와 블루아울의 합작사는 높은 신용등급(A+)을 받은 대규모 채권을 발행했으며, 핌코가 180억달러, 블랙록 계열 투자자들이 30억달러의 채권을 사들여 데이터센터 구축 자금을 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의 소유권은 합작사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메타는 데이터센터의 건설 관리와 운영 관리를 맡으며, 데이터센터 완공 후에는 이를 장기 임차(Operating Lease)해서 매달 임대료를 합작사에 지불하며 사용하게 된다. 블랙록, 블루아울, 핌코 등 기관투자자들은 메타라는 초우량 기업으로부터 장기간 안정적인 임대 수익, 채권 이자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지역 사회가 우려하는 잠재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는데, 메타와 이 합작사의 초기 임대 계약 기간이 약 4년으로 비교적 짧기 때문이다.
만일 메타가 4년 뒤 해당 데이터센터 사용을 중단하게 되면, 전력회사(Entergy)가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용으로 건설한 대규모 가스 발전소와 전력망의 건설 비용이 루이지애나 지역 주민들의 전기료 부담으로 전가될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메타는 지역 주민들이 피해보지 않도록 전력 비용 전체를 직접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