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코리아 사옥. (사진=넥슨코리아)
넥슨코리아 사옥. (사진=넥슨코리아)

게임 메이플스토리 ‘큐브’ 확률 미고지 과징금 취소소송에 대한 판결이 오는 22일 선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116억4200만원 규모 과징금의 적법성을 가리는 재판이다. 이번 판결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가 도입되기 이전 게임사의 운영 행위까지 제재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6-3부가 오는 22일 넥슨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취소소송에 대한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판결의 쟁점은 ‘확률 조작’ 자체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넥슨이 소비자의 구매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장기간 알리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반면 넥슨은 당시에는 확률 공개를 강제하는 법적 의무가 존재하지 않았는데도 공정위가 사후적으로 현재의 기준을 소급 적용하고 있다고 맞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넥슨은 지난 4월 서울고법 최종변론에서 문제가 된 확률 변경은 대부분 2010년대 이뤄졌으며,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는 2024년 게임산업법 개정으로 도입된 만큼 소급 적용에 따른 처분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또 확률을 알리지 않은 행위는 적극적인 허위 표시가 아닌 ‘부작위’에 불과하며, 확률 공개 이후에도 큐브 매출이 증가한 만큼 소비자 기망과 구매 사이 인과관계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공정위가 문제 삼은 확률 조정은 2016년 이전 종료됐기 때문에 2024년 처분은 시효가 지났다는 게 넥슨 측 설명이다.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에 대한 의무는 2023년 3월 21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제33조 제2항을 통해 명문화됐으며, 2024년 3월 22일부터 시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을 게임산업법이 아닌 전자상거래법 제21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산업법상 확률 공개 의무를 소급 적용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정보를 은폐하거나 누락해 거래를 유인한 행위를 제재했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의결서에 따르면 넥슨은 2010년 큐브 잠재옵션 구조를 변경한 뒤 2021년 확률 공개 전까지 449차례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도 해당 사실을 한 차례도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를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 선택을 방해한 기망행위로 판단했다.

대표 사례는 이른바 ‘보보보’ 사건이다. 공정위는 넥슨이 2011년 업데이트를 통해 인기 잠재옵션이 세 줄 연속 등장하는 조합이 나오지 않도록 변경했지만, 같은 날 공지에는 “기존 잠재능력에는 변경사항이 없으며 기존과 동일하게 설정됩니다”, “기존 미라클큐브는 기능 변경사항이 없습니다”라고 안내함으로써 확률 변경 사실을 은폐했다고 판단했다.

해당 옵션들은 큐브를 사용해 획득할 수 있는 잠재옵션 중 게임 진행에 매우 유용한 잠재옵션으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보보보 등의 출현 가능 여부는 소비자들이 큐브를 구입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정보에 해당한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단순한 미고지가 아니라 소비자가 기존과 동일한 확률 구조라고 믿도록 만든 거짓 안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게임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사 사례로는 웹젠의 모바일게임 ‘뮤 아크엔젤’이 꼽힌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웹젠이 2020년 6월부터 2024년 3월까지 확률형 아이템 3종을 판매하면서 일정 횟수 이상 뽑기 전에는 희귀 구성품을 얻을 확률이 0%라는 이른바 ‘바닥 시스템’을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며 과징금 1억58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이용자는 아이템별로 최소 51회에서 최대 150회까지 구매해야 희귀 구성품을 얻을 수 있었지만, 웹젠은 이 같은 선행 조건을 공개하지 않은 채 획득 확률을 0.25~1.16%로 안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확률정보 공개 의무가 법제화되기 전의 운영 행위였음에도 중요한 획득 조건을 은폐·누락해 소비���의 구매 판단을 왜곡했다며 전자상거래법상 기만행위로 판단했다. 다만 웹젠은 공정위 결정에 불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공정위의 행정처분을 다투는 소송이다. 확률 공개 의무가 법제화되기 이전이라도 이용자의 구매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숨긴 행위를 전자상거래법으로 제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법원이 공정위 손을 들어준다면 향후 게임사의 과거 확률형 아이템 운영에 대한 소비자 기망 판단 기준이 한층 명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넥슨이 승소하면 법적 공개 의무가 없던 시기의 미고지까지 전자상거래법상 기망행위로 해석하는 데 일정 부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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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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