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1979년 세계견종협회에 진돗개를 데리고 가서 한국이 원산지임을 증명하고 등록했습니다."

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은 과거 출간한 에세이에서 진돗개 순종 보존 노력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당시만 해도 진돗개는 순종이 없다는 이유로 원산지가 한국임을 증명하기 어려웠다. 이 선대회장이 직접 순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 진돗개 순종이 탄생 및 보존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 선대회장의 이같은 '동물사랑'은 진돗개 순종 보존 노력부터 시각장애인 안내견학교, 애견문화 전파 등으로 이어졌다. 기업이 직접 나서 안내견 사업을 추진하고, 진돗개 순종 보존 노력을 펼친 사례는 삼성이 유일하다.

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길러지는 리트리버를 돌보는 모습 / 삼성
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길러지는 리트리버를 돌보는 모습 / 삼성
20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선대회장은 국가 이미지 개선과 현대인의 정서 순화, 애견 문화 저변 확대를 통한 관련 산업 창출 등을 위해 애견 사업을 시작했다.

이 선대회장은 애견사업의 출발점인 순종 진돗개 보존에 직접 뛰어들었다. 1960년대 말쯤 진도에서 거의 멸종 단계였던 진돗개 30마리를 데려온 후 10년간 노력을 기울여 순종 한 쌍을 만들어냈다. 이후 300마리를 키우며 순종률을 80%까지 올려놨다.

이 선대회장은 진돗개 품종 보존에 그치지 않고 진돗개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활동에도 직접 나섰다. 1979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견종종합전시대회'에 진돗개 암수 한 쌍을 직접 데려가 선보였고, 이를 계기로 진돗개는 1982년 '세계견종협회'에 원산지 등록을 할 수 있었다.

또 2005년에는 세계 최고 권위의 애견 협회인 영국 견종협회 켄넬클럽에 진돗개를 정식 품종으로 등록하는 데 성공했다.

이 선대회장은 진돗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뒤 이 사업에서 손을 땠���만, 이같은 노력 덕분에 진돗개는 현재 한국 고유 견종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선대회장은 국내 최초로 안내견 학교를 설립하기도 했다. '초일류 삼성'을 위한 변화의 첫 걸음을 사회공헌으로 시작한 것이다. 인명구조견부터 청각 도우미견, 흰개미 탐지견 등 개를 통한 CSR 활동을 확대해 나갔다.

이외에도 에버랜드 테마파크 내 진돗개 장애물 경주 모습을 선보이며 국내 애견 문화 저변 확대에 나섰고, 세계적 애견대회인 크러프츠 도그쇼를 후원해 2013년 대회에서 진돗개 '체스니'가 최초로 출전해 입상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선대회장의 노력은 애견 관련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영국 왕실은 이 선대회장의 '동물 사랑'과 애견 문화 확산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 이건희 선대회장에게 개를 선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