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분기 배당을 실시한다. 전체 배당금만 보면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의 두 배 이상이지만, 주주가 보유한 주식 한 주당 받는 배당금은 오히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4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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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보통주와 우선주에 각각 주당 4601원씩 총 30조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전체 주주환원 규모를 90조~110조원으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이미 확정된 35조원을 제외한 나머지 55조~75조원은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3분기에만 총 14조1035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이번 배당은 실적 반영분 1만원에 키옥시아 투자 수익을 반영한 특별배당 1만원을 더해 주당 2만원으로 책정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현금배당 30조원 이상과 자사주 취득·소각 60조원 이상을 포함해 약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추진한다.

분기 배당액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약 2.1배 많다. 하지만 주식 한 주를 가진 투자자가 받는 금액은 정반대다. 삼성전자의 주당 배당금 4601원에 비해 SK하이닉스는 2만원으로 약 4.35배 많다.

두 회사는 주식의 액면가도 다르다. 삼성전자는 2018년 50대 1 액면분할을 실시하면서 주당 액면가가 5000원에서 100원으로 낮아졌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주당 액면가는 5000원이다. 삼성전자는 액면분할로 주식 수가 50배 늘어난 만큼 같은 배당 총액을 지급하더라도 주당 배당금은 낮아지는 구조다.

이번 배당을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배당 대상 주식은 약 65억주다. SK하이닉스는 약 7억500만주로 삼성전자의 9분의 1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배당을 나눠야 하는 주식 수가 훨씬 많기 때문에 전체 배당금 규모가 커지는 구조다.

주주 입장에서는 단순히 주당 배당금뿐 아니라 주가 대비 배당 수준을 보여주는 시가배당률도 함께 봐야 한다. 삼성전자 보통주의 시가배당률은 1.7%, SK하이닉스는 1.56%로 큰 차이가 없다. 주당 배당금만 보면 SK하이닉스가 압도적으로 높지만 주가 수준까지 감안하면 실제 투자금 대비 배당 수준은 비슷한 셈이다.

향후 주주환원 방식에서는 두 회사의 차이가 더 뚜렷하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올해 60조원 이상의 자사주 취득·소각 계획을 구체화했다. 회사가 시장에서 자기 주식을 사들여 소각하면 전체 주식 수가 줄어들어 기존 주주가 보유한 한 주의 가치와 주당순이익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도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을 예고했다. 다만 남은 55조~75조원의 구체적인 배분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내년 1월 말 이사회에서 최종 규모와 실행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자사주를 매입할 경우 우선주 매입 비중을 높이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내년 1월 실적발표회에서 추가 주주환원 발표와 차기 3개년 정책을 통해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라며 “분기마다 확인되는 실적과 주주환원 확대가 시장의 우려를 순차적으로 해소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엇갈리면서 주가도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날 약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한 직후 10.89% 급등하며 148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29일에도 소폭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역대급 3분기 실적과 30조원 규모의 배당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4% 안팎 하락하고 있다. 이미 실적 개선 기대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가운데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당 총액은 기업의 주식 수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총액만으로 주주환원 수준을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투자자는 주당 배당금과 시가배당률뿐 아니라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당 가치 상승 효과까지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변상이 기자
differenc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