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4주간 ‘동절기 추가접종(2가백신 접종) 집중 접종 기간’ 운영을 실시한 가운데 역대급으로 낮은 접종률을 기록하고 있어 고심에 빠진 상황이다.

국민 피로도가 극도로 높아진 상황과 더불어 코로나에 대한 위험인식이 이전보다 낮아진 상황 속에서 맞이하는 재유행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측면에서 이번 코로나 재유행 대응이 가장 곤욕스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영등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조선DB
서울 영등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조선DB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내달 18일까지 한 달간 동절기 추가접 집중 접종기간을 지정하고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50%, 감염취약시설에서 60%의 접종률을 목표로 정부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정부가 이처럼 집중 접종기간을 지정한 이유는 겨울철 재유행에 진입해 12월 이후 유행 정점이 예상되지만, 추가접종 접종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현재 2가 백신을 맞은 인구는 국내 인구 대비 5%도 넘어서지 못하는 수준이다.

동절기 추가접종률은 18일 0시 기준 60세 이상에서 인구 대비 12.4%, 대상자(4개월 내 접종자·확진자 제외) 대비 16.0%다. 전체 국민에서는 각각 4.3%, 5.4%만 접종을 마쳤다. 작년 12월, 18세 이상 성인이 3차접종을 시작한 지 2주 만에 접종률이 34%를 웃돌고 60세 이상 접종률이 70%에 근접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청장년층인 18~59세 접종률은 극도로 낮은 상태다. 이들 접종률은 현재 1%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백신 접종 또는 자연감염을 통해 얻은 항체는 4~6개월이 지나면 절반 수준이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민이 재유행을 대비해 백신 접종을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3년 간 지속된 팬데믹 상황과 더불어 코로나19에 대한 국민 위험도가 낮아졌기 때문에 대중들은 더이상 백신 접종 필요성을 못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코로나19 치명률은 0.04~0.07% 수준으로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의 치명률(0.03~0.1%)과 유사한 상태다.

같은 해 8월부터 11월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퍼졌던 2기 유행 때 치명률 1.38~1.76%을 기록했던 상황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여론조사업체 한길리서치가 실시한 코로나19 인식조사에 따르면 동절기 추가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응답도 65%로 나타났다. 이유는 ▲백신을 맞아도 코로나에 감염된다(34%) ▲코로나 감염보다 접종 이상반응이 더 걱정된다(28%) ▲기존 백신보다 2가 백신 이상반응이 더 클까 걱정된다(22%) ▲코로나에 이미 걸렸다 완치됐다(21%) 등이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독감은 환자 한 사람이 2~3명을 감염시키지만, 코로나는 한 사람이 15명 이상을 감염시킬 정도로 전파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모두를 위해서라도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또한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접종자 및 접종률이 높은 감염취약시설·지자���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접종자에게는 템플스테이 할인, 고궁 및 능원 무료입장 등 문화체험 혜택, 지자체별 소관 시설 이용 시 할인을 제공할 예정이다.

접종률이 높은 감염취약시설과 지자체에는 포상을 실시하고 각종 평가 시 가점 적용, 지원금 지급 등을 추진한다. 아울러 국무위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고위공직자들이 솔선해 접종을 받을 계획이다.

또 접종기관에 충분한 백신을 공급해 21일부터는 사전예약 없이 당일 내원하면 언제든 접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백신 폐기 최소화를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시행해 온 접종기관 요일제를 폐지하고 의료기관의 접종 가능 일수를 확대한다.

요양병원과 시설의 외출·외박 기준을 변경해 추가접종자(3차·4차) 또는 확진자의 경우에도, 접종 또는 확인일로부터 120일이 경과한 후에는 2가백신을 접종해야 외출·외박이 가능하도록 조정한다.

이밖에 ▲정부부처 종사자를 위해 접종 시 유급휴가 또는 병가 사용 권장 ▲의료계와의 소통 강화 ▲홍보 및 안내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및 지방자치단체 점검회의를 열어 진행상황을 점검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정부가 권장하는 동절기 추가 접종 2가 백신은 오미크론 BA.1 변이를 활용해 만든 ▲모더나의 2가 백신과 ▲화이자 2가 백신 ▲화이자의 BA.4와 BA.5 변이를 활용한 2가 백신 등 3종이다. 이들 중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는데, 효능이 비슷하기 때문에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의료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행의 정점이 빨리 오게 되면 사실상 2주후에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다"며 "현 상황에서 정부가 내세운 목표치를 채우기란 쉽지않는 상황으로, 당장 50대까지 대상자에게 접종을 강력 권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 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이제부터 백신 접종은 1차, 2차, 3차, 4차, 5차 이런 개념이 아니다"며 "겨울이 되면 위험한 독감이 있었는데, 이제 더 위험한 코로나가 있다는 개념으로 인식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i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