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은 '노무현 평전'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추석 선물로 보냈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이던 윤태영 작가가 노무현의 일생을 정리한 책이다.
이 대통령은 '노무현 평���'을 깊이 새기고 있다. 지난 8월 출간 기념회에 강훈식 당시 비서실장을 보내 축사를 전했다. "노무현을 기억하는 것은 과거를 추억하는 데 머무는 일이 아니라, 당신께서 던졌던 질문을 오늘의 현실에서 다시 마주하고 우리 시대의 답을 찾아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내용이었다.
평전을 읽어보면 노 대통령과 이 대통령이 같은 문제를 놓고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린 사실을 알 수 있다. 최근 국무회의 생중계를 놓고 몇몇 장관들이 국무총리와의 만찬에서 생중계 축소를 건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 대통령은 단칼에 거부하며 생중계 유지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도 국무회의 생중계를 놓고 장관들과 의견 충돌이 있었다고 한다. 평전을 쓴 윤 작가는 노 대통령이 국무회의 공개를 제안한 이유를 전했다.
"대통령과 장관들이 어떤 토론 과정을 거쳐 정책을 결정하는 지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자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두 번째는 업무의 효율성이었다. 국무회의가 공개되면 국민은 관심 정책들이 어떤 절차를 밟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될 터였다. 그렇게 진행 과정을 낱낱이 공개하면 언론을 통해 왜곡되는 일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 시절 국무회의 생중계는 없었다. 장관들의 반대를 대통령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윤 작가는 "국무회의에 참석한 장관들의 발언이 소상하게 공개되면 이해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오히려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는 의견이었다. 결국 노무현은 반대 의견을 수긍했고 공개하자는 제안을 거둬들였다"고 썼다.
그대신 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를 청와대 직원들에게 생중계 했다. 일부 고위 참모들의 전유물이었던 대통령의 의사결정 과정을 청와대 내부에 공개한 것이다. 국무회의 공개에 따른 부작용은 피하면서 밀실 정치의 문제점은 줄이려는 대안을 선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의 국무회의 생중계도 투명한 국정 운영이라는 목표를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목표 달성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부작용은 커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4개월이 지나면서 국무회의 생중계가 처음 보여준 참신함이 사라지고 피로감이 커졌다. 농지 전수조사 책임 공방처럼 생중계에서 나온 발언이 비생산적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정작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은 매주 생중계 되는 국무회의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로 대통령이 장관이나 공공기관장을 야단치는 장면은 잇따라 등장했다. 이런 식의 '선택적 투명함'으로는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기 힘들다고 봐야 한다.
이 대통령은 노무현 평전을 언급하며 노무현이 걸었던 길과 고민을 되새기겠다고 했다. 국무회의 공개에 대한 노 대통령의 고민도 다시 한 번 살펴보기를 바란다.
[이종현 국회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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