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폴더블폰 라인업 재편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차세대 폴더블폰이 2분기 실적 부진을 만회할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폴드 제품군을 와이드형과 울트라형으로 세분화해 수요층을 넓히는 등 가격 인상과 제품 믹스 개선을 통해 지난해 폴드7 흥행으로 이뤄낸 하반기 실적 반등을 재현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으로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연간 영업이익 300조원을 달성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MX사업부의 분위기는 대조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MX사업부의 영업이익을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높게는 1조9000억원 흑자부터 낮게는 1조5000억원 적자까지 추정치의 편차가 크다. 다만 상당수 증권사는 5000억원 흑자에서 최대 1조원 적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앞서 MX사업부는 1분기 2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영업이익이 실제로 적자로 전환될 경우 MX사업부는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배터리 발화 사건으로 갤럭시 노트7가 단종됐던 2016년 3분기에도 영업이익 1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기 삼성전자 실적을 끌어올린 메모리 호황 사이클이 오히려 MX사업부에는 독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스마트폰 제조 원가 상승이 실적 하락의 직격탄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모바일용 D램 가격은 전 분기보다 50% 상승했다. 8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원가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 14%에서 23%로 높아졌으며,낸드플래시 비중도 1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 인상된 D램 가격이 원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원가율이 상승하고 수익성이 하락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MX 적자 전환 시기를 4분기로 전망했으나, 이를 2분기로 당겨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도 오는 22일 열리는 '갤럭시 언팩 2026'에서 공개할 차세대 폴더블폰의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쟁사인 애플과 구글도 연내 출시할 신형 스마트폰의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동시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탑재 전략을 조정해 원가 절감 노력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 플립8의 한국·유럽 출시 모델에는 자체 칩인 엑시노스 2600을, 미국·중국 출시 모델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 5세대 칩을 각각 탑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24년 출시한 갤럭시Z 플립6까지 전량 퀄컴 AP를 활용했지만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Z 플립7에는 처음으로 엑시노스를 탑재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병행 탑재를 MX사업부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면서 커진 원가 부담을 일부 상쇄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분석이다. 엑시노스는 자체 개발한 칩인 만큼 외부 조달 비용과 공급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폴더블 라인업 확대도 MX사업부의 수익성 방어 카드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기존 플립과 폴드로 구성됐던 폴더블 제품군을 플립8, 와이드형 폴드8, 최상위 모델인 폴드8 울트라 등 3종으로 세분화할 전망이다. 폴드 제품군은 가격과 사양을 기준으로 나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폴드 제품군을 상대적으로 가격을 낮춘 와이드형과 고사양 울트라형으로 구분해 소비자 선택지를 넓힐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폴드8 울트라의 미국 출고가가 256GB 기준 2099달러로 책정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예상대로 출시되면 삼성전자 주력 폴더블폰 가운데 처음으로 출고가가 2000달러를 넘는다. 반면 와이드 폴드8의 예상 가격은 1899달러로 전작인 폴드7보다 100달러 낮다. 울트라를 2000달러 이상의 최상위 모델로 배치하는 동시에 와이드형의 가격을 낮춰 북형 폴더블폰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전략이다.
국내에서는 256GB 기준 폴드8 울트라 257만7000원, 와이드 폴드8 227만8000원, 플립8이 168만3000원 안팎에 출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와이드 폴드8은 전작보다 10만1300원 낮지만 플립8은 19만8000원 올라 인상률이 13.3%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폴드 제품군을 울트라와 와이드형으로 나눠 고객층을 확대하는 동시에 프리미엄 수요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와이드형은 기존 폴드와 다른 화면비와 사용성을 앞세워 신규·교체 수요를 넓히고 울트라는 고사양 프리미엄 수요를 흡수해 평균판매가격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는다.
지난해 폴더블 신제품은 MX사업부의 실적 반등을 이끈 바 있다. 삼성전자 MX사업부는 갤럭시Z 폴드7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조8000억원보다 8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올해는 와이드 폴드를 추가한 3종의 폴더블 라인업이 하반기 수익성 회복을 다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애플을 시작으로 스마트폰 업계 전반에서 가격 인상이 본격화한 만큼 삼성전자도 판매가격을 높이는 동시에 점유율을 확대해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추가적인 판가 인상 가능성과 점유율 추가 상승을 통해 손실 규모의 확대를 최소화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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